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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9 11:48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또는 ‘용문신을 한 소녀’는 스티그 라르손이라는 스웨덴 기자출신 작가가 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래 10부작으로 구상했다는 이 소설은 작가의 급작스러운 심장마비사로 완결을 보지 못했죠. 그중에 1편의 내용을 스웨덴에서는 영화와 TV시리즈로, 할리우드에서는 인상적인 스릴러 ‘세븐’과 최근 소셜네트워크라는 영화를 마든 데이비드 핀쳐가 각각 영상화했습니다. 지금 시중에 광고를 하고 있는 밀레니엄시리즈만 너덧 개입니다.

정리를 해볼까요? 스티그 라르손은 밀레니엄이라는 제목의 시리즈 추리소설을 10권의 구성으로 기획했으나 3권만 완성하고 세상을 떠납니다. 작가 사후 소설은 출간되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고 작가의 모국인 스웨덴에서 먼저 소설 1편(밀레니엄 :용문신을 한 소녀)을 영화화 하는데 그 제목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이라고 바꿉니다. 그리고 얼마 후 헐리웃에서 판권을 구입한 핀쳐는 원작제목 그대로 다시 1편을 ‘밀레니엄: 용문신을 한 소녀’ 로 리메이크하고 이걸 한국에서 수입할 때 둘 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로 번역했습니다. 음...결론은 지금 나온 모든 영화는 결국 소설 밀레니엄 시리즈의 1편이라는 거죠. 네 우리는 두 영화를 다 본다면 같은 이야기를 두 번보게 됩니다.

원작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원작은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아주 잘 만들어진 소설이다라는 느낌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자 출신 작가의 전문적인 지식과 그 업계의 디테일한 묘사, 그리고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표상하는 선진복지국가라는 이미지의 이면에 대한 예리한 분석, 그리고 성정치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독자들에게 다양한 감상으로 작품을 즐길 거리를 제공합니다. 사실 이거 다 떠나서 이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리스베트 살란데르 라는 여자주인공의 캐릭터입니다. 포스터에 등장하는 검은머리의 중성적인 여성이 리스베트인데, 영화 소설 드라마를 막론하고 최근 10년 간 가장 매력적이고 속이 궁금한 캐릭터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여성에 대한 묘사를 어떻게 했는지가 관람의 한 포인트이기도 하고요.

아주 즐거운 줄거리는 아닙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이상적 민주주의에 근접했다고 말하는 스웨덴이라는 나라의 어두운 현대사와 그 속에서 가장 폭력에 민감하게 노출되어온 한 여성과 또 다른 여성의 이야기를 어두침침하게 그려냅니다. 수위 높은 폭력장면과 성폭력 장면도 등장하죠. (여담이지만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이라는 부제는 정말이지 심각한 스포일러입니다;;) 데이비드 핀쳐는 관객들이 이 영화를 불편하게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군요. 물론 그 비극적 역사에 대한, 그리고 개인에 대한 주인공들의 복수를 통해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복수를 하면 모든 게 끝인지는 의문입니다. 스웨덴에서 이 원작의 광고카피를 ‘성인을 위한 해리포터’라고 했다는군요. 이 소설을 성인의 해리포터라고 말하는 건 어쩌면 그 복수가 그렇게 가능한 것이 아닌 ‘판타지’의 영역이라고 실토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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